강한자 칼럼 -북녘의 여명




강한자 칼럼

 

북녘의 여명

2012.12.22

 

최근 들어 토론토에서 북한참상 증언 사진전, 북한인권 국제포럼, 평통의 안보강연등 북한 및 인권에 관련된 행사들이 다양하게 열렸었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북한의 실상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고 있었던 점들을 다소 해소하게 되었고 또 이해를 더할 수 있게 된 유익한 시간이 되어 나름대로 좋았다.  이런 평화를 향한 행보들이 이어진 이후 며칠 전에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전해지게 됨에 따라, 북한이 세계 각국의 핫 뉴스의 초점이자 이슈가 되었고 또, 향후의 전망에 대해서도 세계인들의 관심과 함께 그들의 시선이 더욱 더 한반도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에 살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역사나 책을 통해 배운 단순한 지식과 학창시절 부모님과 함께 임진각을 둘러보면서 전망대의 망원경을 통해 북녘 땅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설레이는 마음과 안타까운 상반된 마음이 들었던 기억과 이후 학교에서 단체로 판문점 가까이 견학을 간 것이 전부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과 정 반대에 위치한 이곳에서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 주민들로 부터나 또는 각종 행사를 통해 잊고 있었던 북한실상에 대한 소식 등을 접하면서 분개에 가까운 아픔으로 다가왔다.  최근까지 여전히 진척이 보이지 않는 한반도의 현실과는 달리 캐나다의 연방의회 인권소위원회에서 북한 인권관련 2개의 동의안을 통과시킨 사례는 동족간의 문제를 안고있는 정작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졌다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게 생각되면서도 고무가 되었고 아울러 이민와서 살고 있는 캐나다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6.25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 어른들이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서 알고있는 세대의 필자에게는 그나마 크지 않은 땅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족간에 냉전 중인 분단국 으로 남게된 한반도의 처한 현실이 독일의 통일소식을 접하면서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졌었다.  지난 북한인권 국제포럼에서 강연을 한 박선영 의원에 의하면, 북한은 전쟁 후에도 어린 아이, 비행기, 지식인, 고등학생등 많은 사람들을 두루 납치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10만 명의 납북된 국군 포로 중 81명의 국군포로가 탈북하여 타국을 거쳐 한국으로 귀환 하였는데, 그 중에 80대의 나이가 다 되어 귀환하게 된 한 탈북자가 왜 자신들을 그동안 구해주지 않았느냐고 성토하였다고 하는 말에서 그의 뼈저린 아픔이 전해져오는 듯했다.

 

현재 납북자 2만명 중 350명 정도가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해지며, 또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은 강제노동과 기아로 수십만 명이 사망하고 있고 이외에도 극심한 기아로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 극도의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급기야 사람보다 잘 먹고있는 소의 배설물에서 우연히 발견한 옥수수 한 알 때문에 죽도록 맞았다는 소년의 이야기등, 라디오와 인터넷이 없는 유일한 나라로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 되어 정보에 목말라 있는 곳이라고 말한 어느 탈북인의 증언 및 그의 자유평화를 위한 활동 등의 많은 이야기 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인종,종교적인 대량학살은 법에 걸리지만 정치적 대량학살은 현재 국제법에 걸리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캐나다 의회 에서 통과된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와 신숙자 모녀의 구출등 가결된 동의안으로 북한에 압력 을 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니 반길 만하다.

 

자식을 둔 어머니라면 자식과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는데, 남편과 어린 아들을 북한에 남겨둔 채 자신과 9살난 작은 아들과 함께 중국을 거쳐 캐나다로 오게 되었다고 하는 북한참상 사진전에서 만난 어느 탈북 여성의 얼굴에서 북녘의 땅에 남아있는 가족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애통함 및 그 마음 깊숙히 베어있는 슬픔과 또 이땅에서 생계를 위해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긴장감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질문명 주위가 초래한 사람들의 이기심과 악심(惡心)에 기반한 독재권력 및 부패등의 폐단등에 대항하여 인권투쟁을 향한 혁명들이 튀니지의 혁명을 분기점으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

과일과 채소를 거리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모하메드 부아지지라는 26세의 남성이 판매허가 가 없다고 경찰관으로 부터 상품과 저울을 몰수당하고 심지어는 손찌검까지 당하게 되면서, 경찰의 부당함에 항의코자 2010년 12월 17일 오전 11시 30분에 지방청사 앞에서 분신 자살을 시도한 것이 발단이 된 튀니지 혁명은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는데, 북아프리카의 진주라고 불리는 튀니지를 대표하는 꽃이 바로 자스민 꽃이라 ‘자스민 혁명’이라고도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 혁명은 나아가서는 이집트의 독재정권을 붕괴시키는가 하면 연달아 다른 나라들에게까지 시위가 확산되어 인권을 향한 투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스민 혁명의 발단이 된 사건은 작년 12월 17일에 일어났다.  이제 북한의 문제는 단순히 남.북한간의 문제를 너머 아시아 뿐만 아니라 중동 및 세계의 평화 및 안정을 위해서라도 국제적인 시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거시적인 사안이 되었고, 북한의 인권 문제가 국제 사회에 더욱 대두됨으로써 그동안 폐쇄되어 있던 사회 에서 열린 사회로 바뀔 수 있는 북녘의 여명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독재정권의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까운 지역 및 사회 속에서도 인권유린 및 박해와 그에 못지않은 고통과 거짓, 살상등의 어둡고 음습한 인간 속성의 세계가 하루 빨리 밝은 사회로 한 걸음 진보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