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자 칼럼) 캠페인 추억
선거 캠페인을 벌이며 공식 투표일을 며칠 앞둔 후보들을 보면서 어느덧 약 1년이란 시간이 지나버린 나의 캠페인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캐나다에서는 연방선거 이외에도 주의원을 선출하는 주선거와 시의원을 뽑는 시선거 등이 있다. 연방의원(MP)과 주의원(MPP)은 당에 소속되어야 하지만 시의 행정에 관여하는 시의원은 당에 소속되어서는 안 된다. 이 점은 바로 한국의 시의원 선출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로 이민 와서 시민권을 취득한 후 이 곳의 투표제도가 궁금해져 2006년 토론토시 선거의 투표요원(Ballot Officer)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2010년 토론토시 선거를 비롯해 2011년 5.2에 열린 제41차 연방 선거, 그리고 같은 해 10.6일에 열린 온타리오주 선거 등에 투표요원으로 연달아 일하면서 실제로 투표소의 일에 관여하였고 또한 투표 현장도 지켜볼 수 있었다. 또 2011년 주선거에 처음으로 나선 한인 후보 두 명의 캠페인 사무실에서 전화홍보 봉사를 하는 등 나름대로 캐나다 선거에는 틈틈이 관심을 보였던 것 같다.
이후 원했던 신문을 발행하면서 정계 관련 취재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살고 있는 지역의 변화를 위해 비록 준비할 기간이 단지 3개월 여로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의원 출마를 단행하게 되었는데 나의 출마 소식에 그동안 필자를 이곳 한글학교 교사 역임자로 생각했던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당에 소속된 경우에는 최소한 1년 전부터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당이나 당원들의 지원을 받으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캠페인을 해 나갈 수 있지만 시의원의 경우는 지인들의 지지와 주민이나 단체의 지원 속에 캠페인을 벌이게 되는데 그런 지지와 호응은 정말 크나큰 힘이 된다.
어떤 캠페인이든지 행사에는 여러 중요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날씨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올 여름철은 그래도 작년에 비하면 많이 덥지 않았고 또 비도 많이 오지 않아 비교적 캠페인 하기에는 괜찮은 날씨였다고 생각한다.
작년 여름은 대개의 뜨거운 여름철과 같은 날씨를 보인 관계로 캠페인의 적은 ‘태양열’이라고 꼽을 정도로 작열하는 햇볕 아래에서 가가호호 방문한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님을 절실하게 실감했다.
뒤돌아보니,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도 됐었는데 나름대로의 행동 규제 속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나 아쉬운 생각도 든다. 힘들었지만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좋았던 점, 주민들의 고충을 들으며 안타까웠던 점, 또 가능한 많은 집을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한정된 시간 속에 방문할 집은 많은데 아쉬움이 컸던 순간들! 이제 모두 흐르는 시간 속에 인생의 한 장으로 남았다.
이제 며칠 후 밝혀질 선거 결과에 따라 출마한 후보들의 희비와 명암은 엇갈리게 된다.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캠페인 동안 내뱉은 공약(公約)이 당선 후에는 공약(空約)으로 바뀌기 쉬운데 자신들의 공약이 허언이나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시민들을 위하려는 정치가들이 많아진다면 이 세상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세상이 도래하길 기대하면서….
2019.10.17
강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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