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자 칼럼) 아름답게 늙기
2019.07.12 게재
(*이 칼럼은 2013년 2월에 작성되어 기고한 글입니다.)
보송보송한 아기의 피부에서 어느덧 쭈글쭈글하게 주름진 얼굴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다. 무한한 에너지로 뛰어다니던 소년기를 지나 여드름 돋는 얼굴 속에서 사랑을 느끼는 청춘기를 거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자신들의 씨앗을 뿌리고 거두는 시간 속에서 점점 퇴화되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평범한 인간의 일생사이자 인생사라고 할 수 있다.
청춘을 노래하면서 세월의 유속이 느림을 한탄한 적도 있었는데 인생의 후반기에는 그런 세월이 조금이라도 늦게가길 바라게 된다. 곤충이든 동물이든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성 본능은 인간에게도 변함이 없다.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에서 엄마의 치매로 인한 실종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그 엄마를 통해 우리들의 부모 세대와 우리 세대의 차이를 느끼게도 하여 주고 또한 우리 어머니의 모습들을 떠올리게도 해준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 같은 이야기들이 실상 우리의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또한 그것은 타인의 이야기만이 아닐 수도 있다. 노화도 서러운데 기억 상실증까지 걸린다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더욱 더 마음 아픈 일이 될 것이다. 노년기의 치매가 미래에는 그 숫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는 불안한 현실에 다행히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의료 신기술 개발 가능성의 소식은 우리 미래에 희망을 전한다.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평소에 ‘사고(4高)’-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을 막고 고염분 섭취에 조심할 것, 둘째는 시속 6㎞ 이상 빨리 걸을 것. 셋째는 평소에 새로운 학습을 많이 해 뇌세포 전체 볼륨을 늘려 놓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데 이에 치매 전문가들은 습관적으로 머리를 쓰는 활동보다는 외국어 같은 새로운 배움을 권하고 있다.
나날이 진보해가는 테크놀러지 기술로 인해 우리의 몸은 점점 덜 생각하고 덜 움직이면서 번뇌와 욕망들은 더 많아지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창조적 뇌의 사용량의 감소로 단순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들의 신체는 더구나 더 오염되어가는 환경 속에서 살다보니 이름모를 신체의 질병들이 꾸준히 출몰하고 있다. 웰빙의 붐으로 건강에 대해 더 많은 관심들을 보이는 가운데 Color Food라 해서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녹색, 흰색등의 야채에 대해 보다 챙겨먹는 습관이 우리 신체장기의 혈액순환 및 독소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 정보에도 보다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음식도 좋고 운동도 좋고 여가생활도 좋다. 하지만 그 무엇 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타인을 다스리는 것보다도 더욱 어렵다는 사실에 동감할 것이다. 어느 신경과 의사는 얼굴을 관리하듯 뇌를 관리하면 100살 까지 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치매는 단지 갱년기나 노년기에 나타나는 질환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한 사람이 일생에서 겪었던 격랑과 분노와 고통의 시간들이 남긴 주름 내지는 상처들의 흔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의 고통을 순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명랑하고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우리를 좀 더 아름답게 늙도록 만드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이 칼럼은 2013년 2월에 작성되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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