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자 칼럼- 강한 여자, 강한 남자




<강한자 칼럼>

강한 여자, 강한 남자

 

남녀에 대한 외모를 찬탄하는 단어로 흔히 미남, 미녀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출중한 외모를 지닌 덕택에 이왕이면 미남, 미녀 소리를 들으며 인생을 산다면 축복받은 행운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어진 외형의 모습에 대한 표현에만 그치지 않고 더욱 진화된 단어들이 등장함으로써 그 시대를 표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활 상의 행동양식이나 옷차림 또는 내면적인 모습에 대해서까지 표현하는 단어들이 생겨났는데 이른바 명품녀, 된장녀, 차도녀, 품절녀, 훈남, 까도남, 차도남, 품절남, 강녀(强女)등 그 다양한 표현에 혀를 내두르고 싶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각박한 현실을 타개해 나가야 하는 이 현실에서, 여성 해방 운동의 노력과 사회의 변화와 사고 방식의 진화 속에서 이제 여자들도 한 목소리를 내면서 나아가서는 정치 판에서까지 활약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결과, 그 만큼 상대적으로 남성의 행동 반경과 입지가 좁아지는 새로운 경쟁시대로 접어 들기도 하였지만, 첨단 문명의 발달과 기술의 발전 속에 부드러움과 강함의 조화, 여성의 감성 및 지혜와 남성의 힘과 추진력등이 더해진 화합의 장은 분명 새로운 시대를 향한 발전의 기틀이자 바람직한 창출구조의 체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경쟁심리에 대해 말하자면, 이성이든 동성이든 심지어는 형제, 자매지간에도 발동할 수 있는 누구나 갖고 있는 본성(本性)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런 본성을 어떤 방향으로, 어떤 행동으로 자신을 이끌어가는 가에 따라 그 본성의 강약의 정도에 따라 이 사회는 밝은 사회도 될 수 있고 타락한 사회도 될 수 있다.

적절한 경쟁 심리를 내면적으로 잘 활용하였을 때에는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겠지만, 과도한 질투심에 기인한 과도한 경쟁심리는 억측과 부정과 기만과 거짓과 인권 유린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고, 또 그것은 분명 혼탁과 혼미의 시대로 타락해져 가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자 지양해야 한다.

 

과거 동.서양에서 다양한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나 조각품들을 보면,  그 정교하고 섬세한 손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당시에는 컴퓨터나 첨단 기술도 발전하지도 않은 훨씬 낙후된 조건의 시대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력과 인내와 정신력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천부적인 재능과 본성에 전신의 혼을 담아 탄생시킨 위대한 작품들을 보노라면 신성스럽게 느껴진다.

예술의 혼은 자연과 일체가 되어 가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 있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라고 보는 필자의 견지에서는, 역사 속의 위대한 예술가들의 장인정신 뿐만 아니라 그들 속에 있는 순수한 마음과 정신을 더욱 높이 찬탄하고 싶다.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루소의 명언은 점점 말라가는 우리들의 감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다민족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지닌 서양인들에 대해 이기적인 사고를 지녔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졌었는데, 그들의 자연스런 감정의 표현과 행동 방식으로부터 나오는 순박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 자세가 깃들어 있는 모습과 사생활 보호의 차원에서 무관심할 정도로 개인 신상에 대해 먼저 질문을 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신선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하였다.

반면, 한국인은 정(情)이 많은 민족이라고 하지만 그 따뜻한 정이 때로는 칼날이 되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명예까지 실추시켜 버리는 일을 우리는 보고 있다.  또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들여다보려고 하는 태도나 질문들은 때로는 거북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캐나다에 이민 온 이후 남편 성(姓)을 따라가는 서양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다 보니,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이 새로운 사회 속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살 필요성도 느꼈고 또 부르기에도 좋은 것 같아 남편 성을 따서 ‘강한자’라는 이름을 더 사용하게 되었다.

필자의 이름에 대해 학창 시절에는 창피하게 느껴지곤 하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스스럼없이 유머스럽게  ‘강한 여자 강한자 입니다.’ 라고 소개하는 자신을 보면서, 과거에 창피하게 느꼈던 감정이라는 외형에 집착한 겉치레라는 거추장스러운 모습을 벗어 던진 것 같은 다소 진화된 나의 모습의 한 편을 보는 것 같아서 좋다.

 

노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을 아는 자는 지혜로운 자이고, 나아가 아는 자는 명철하며, 사람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는 것이고, 나아가 자신을 이기는 자는 강건한 것이다. (知人者는 智하나 自知者는 明하며 勝人者는 유력하나 自勝者는 强하니라.)

다시 말하면, 남을 알고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알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남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는 것이나 자신을 아는 자는 밝은 사람이고,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는 것이나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정말 강건한 사람이라고 했다.

 

정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은 습관과 타성을 부수는 동시에 자신의 숙명과의 싸움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진정한 강한 여자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2012년 1월에 작성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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