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맹호 주 캐나다 대사
2017. 10. 05
Global Korea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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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코리언포스트는 지난 4월 26일 캐나다로 부임해 5월 2일 신임장을 제정하고 활동을 시작한 신맹호 주 캐나다 대사를 10월 1일 오타와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당시는 신 대사가 부임 후 5개월 정도 지난 시점으로 캐나다 부임 소감에 대해 물으니 “캐나다는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G7 회원국이자 자유민주주의, 다양성과 개방성,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국가인데, 이렇게 훌륭한 나라에 대사로 부임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또한 캐나다 건국 150주년이라는 특별한 시기에 부임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평가가 좋은 나라에 부임하게 되어 기쁘고 대사로서 역할을 많이 해야겠다고 각오를 한다.”고 말했다.
또, 신 대사는 “캐나다가 큰 나라이고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의 특징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 각 지역을 다니며 동포들도 뵙고 캐나다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과정을 겪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대사는 부임 후 캘거리와 옐로우나이프, 토론토, 최근에는 밴쿠버를 방문했다. 지난 7월 토론토 방문 소감에 대해 신 대사는 “한인동포도 많고 공공기관도 많아 큰 곳이라 생각했고 대사관과 총영사관이 할 일이 많이 있어 자주 방문하고 또한 동포들로부터 현지 상황도 듣길 바란다.”고 답했다.
신맹호 대사는 1960년 생으로 전 외교부 국제안보 대사를 역임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석사를 받았으며 1985년 제19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85년 6월에 외무부에 입부한 후 구주, 에티오피아,오스트리아, 러시아, 샌프란시스코, 불가리아 등을 거쳐 올 4월 캐나다에 부임했다.
외교학을 공부하게 된 동기에 대해 신 대사는 대학교 1학년 때 막연히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관심 속에 외교학과에 진학했는데 공부하면서 한국이 국제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알게 되고 또한 각국의 관계 차원에서 국내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외무고시를 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근무한 경험자로서 외교관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근무 자세를 조언한다면 어떤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 대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외교관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되고 우리 입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시각에서 보아야 하고 언어도 중요하고 할 게 많다. 현재 한반도의 국내 사정이 어렵다 보니 외교관으로서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외교관으로 들어오려면 국가관이나 편안한 생활을 버리는 각오로 들어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또한 세계 각국의 사정을 많이 알게 되는 점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갖게 되는 균형된 생각을 외교관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내년에는 한국에서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는 등 좋은 시기에 오셨는데 주변의 분위기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에는 “좋은 시기에 부임하게 되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캐나다가 겨울스포츠 강국이라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많아 조그만 기념품을 가지고 다니며 홍보하고 있고 캐나다가 좋은 성적을 올리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서 32년 동안 근무하면서 그리고 이번 캐나다를 포함해 7개국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에티오피아와 불가리아의 상황을 꼽았다.
신 대사가 1997년 대사관 주재국인 에티오피아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 대사관은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두 나라를 관할하는데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리아를 공습하면서 에리트리아의 동포들을 탈출시키려 했지만 동포들은 건설 공기를 맞추려 철수를 반대하며 남아있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나중에 비행기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에리트리아 정부는 공습을 하지 않겠다는 보호장을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받으라고 하고 상대국은 철수할 시간을 주었는데 왜 뒤늦게 그러느냐는 힐난 속에 비행기 구조가 어려웠는데 백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다행히 출항 중이던 네덜란드 군함과 극적으로 연락이 되어 정부의 협조 하에 30여명을 모두 무사히 탈출시킬 수 있었던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우면서도 크게 보람된 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불가리아에서는 태양광 발전에 투자했던 한인 기업들이 발전료를 받지 못해 6개월마다 돌아오는 은행융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매번 불가리아 정부에 찾아가서 우리 기업들이 발전료를 받도록 중간 역할을 했던 일을 회상했다.
신 대사와 첫 인터뷰 대화를 하면서 친밀감이 느껴져, 여러 지도자들이나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에 대해 물으니, “일반적으로 외교관은 속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겉치레로 이야기 하고 심지어는 거짓말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하게 성의를 다해서 국가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할 때 그 때 진심이 전달된다.”고 말한다.
골프는 안 늘어 그만두고 부인과 자전거를 타거나 산보를 하며 여가를 보낸다는 신 대사는 한인 동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부총영사를 했지만 같은 생각이라며 동포 사회가 일부분 분열되고 내부적으로 우리끼리 에너지를 소모하기 보다는 앞으로는 현지 사회와 접촉을 늘려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임기 중 가급적 많은 캐나다 의원들과 접촉해 한반도 상황을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맹호 대사와의 추가 일문일답이다.
- 불가리아 대사로 계실 당시 불가리아 교민들의 상황은?
불가리아에는 교민들이 약 200여명 살고 있다. 그 중 절반 정도는 선교사 가족으로 불가리아에 있는 집시인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며, 불가리아 사람들의 심성이 착하고 평화스러울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도 좋아서, 한국인들을 포함해서 외국인들이 살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 2015년 주불가리아 대사 재임 시 베스트 공관장 상을 수상하셨는데, 배경 및 수상 요인은?
베스트 공관장 상은 정부에서 수여하는 것은 아니고, 특정 언론사에서 현지 한인회의 추천을 받아 심사하여 주는 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인회가 추천한 것으로 보아 불가리아에 계셨던 동포들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그런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제가 크게 한 일은 없지만, 구태여 돌이켜본다면 동포들과 평소에 많이 대화하고 친근하게 지낸 것이 한인회가 저를 추천한 이유가 아닐 까 생각한다. 아울러 대사관 영사민원실을 한국적 분위기로 바꾸고, 한국의 신간도서 등을 비치해 민원실을 방문하는 누구나 편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주차가 쉽도록 추가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등 조그만 노력들이 동포사회에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 전 외교부 국제안보대사를 역임하셨는데, 국제안보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국제안보에는 수많은 분야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는 사이버안보와 테러리즘을 주로 다루었는데, 사이버안보는 국가의 핵심 인프라와 기밀사항 보호 뿐만 아니라 은행구좌 등 개인의 신상정보 보호까지 관련되는 사안이다. 사이버안보는 신생 안보이슈인 반면 앞으로 그 중요성과 심각성이 빠르게 가중될 분야이기 때문에, 최근 모든 국가에서 이를 중대하게 다루고 있다. 테러리즘 역시 무고한 개인들까지 테러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현실이고 계속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단합하여 대처해야 할 심각한 사안이다.
- 인생의 좌우명과 여가 활동은?
논어의 첫 째 구절을 특히 좋아한다. 모두 아시겠지만, 그 내용은 대체로 “배우고 익히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친구들이 멀리서 찾아오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정도의 뜻이다. 저는 매사 성심을 다해서 대하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해석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요즘에는 여가활동으로 집사람과 자전거를 타거나 같이 산보하는 것에서 낙을 찾고 있는데 캐나다는 산보나 자전거에 참 좋은 여건을 갖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앞으로 캐나다 대사로서 임기중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다면?
우선 북한 핵문제에 대해 캐나다 정부와 의회 등이 정확한 이해를 가지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요즘 캐나다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평시에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관계이다. 우리와 캐나다 간의 교역량이 증가하고 경제협력이 증진될 수 있도록 여러 통상현안을 챙기며, 최근 발효한 한-캐 과학기술혁신 협정(STI Agreement)에 따라 양국간 과기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 캐나다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은?
우리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한.캐 관계와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 동포 여러분들께서는 한국과 캐나다를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로 역할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 공관 활동이 미진한 부분이 있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한인 동포사회는 캐나다에서 모범적인 커뮤니티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우리 동포 숫자에 비해 캐나다 내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한.캐 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캐나다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동포분들께서 생업에 충실하시면서도, 캐나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현지 사회와 접촉하고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다.
(인터뷰에 응하여 주신 대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글로벌코리언포스트| 곽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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